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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록/미국 기록

미국 CIA요리학교 꼭 가야할까(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by jlee군 2022.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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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셰프가 되고 싶은가? 세계 최고의 호텔리어가 되고 싶은가?
요리인을 꿈꾼다면 입학하고 싶은 꿈의 학교, 세계 3대 요리학교, 요리계의 하버드. CIA요리학교 (The Culinary Institite of America) 
무려 1억이 넘는 학비를 내가면서 까지도 이 학교를 갈만한 이유가 정말 있을까?

 

[입학 조건] (외국인)

CIA요리학교의 입학 조건은 명성과는 다르게 합격률 97%로 매우 쉬운 편이다. 입학 신청을 할 때 필요한 서류들은 아래와 같은데 모든 것을 영문으로 준비 하여야 한다.

  • 고등학교 졸업/성적 증명서
  • Personal statement (요리에대한 생각, 열정, 입학 동기 등)
  • 추천서 1통 (교사, 교수, 회사 등)
  • Proof of funding (재정능력증명서)
  • Decalration of financial support (재정보증 증명서)
  • 영어 실력 증명서 (토플 80이상)

 

[학위/ 전공의 종류]

CIA 요리학교는 크게 총 3가지의 학위가 있고, 각 학위마다 들을 수 있는 전공들이 있다. 보통은 준학사(2년제)로 들어가서 제과제빵 혹은 조리과를 선택한다.
학사(4년제) 과정은 다른 학교에서 편입 혹은 준학사 과정을 마치고 선택하게 되는데, 보통 호텔리어나 비즈니스 트랙으로 가려면 선택한다.

1. Associate Degrees (2년제 준학사)

Baking and Pastry Arts
Culinary Arts

2. Bachelor's Degrees (4년제 학사)

Food Business Management
Hospitality Management
Applied Food Studies
Culinary Science

3. Master's Degrees (석사)

The Food Business School


[학비]

대략적으로 1년에 $45,000-$55,000 USD 정도다. 이는 학비, 기숙사비, 생활비를 포한한 금액으로 어떤 기숙사를 선택하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준학사 과정은 1억 원 안팎을 생각하면 되고 학사까지 하면 2억 안팎을 생각하면 된다.

[캠퍼스]

CIA 는 뉴욕, 텍사스, 캘리포니아, 싱가포르 이렇게 총 4개의 캠퍼스가 있다. 나는 뉴욕 캠퍼스를 졸업했기 때문에 뉴욕 Hyde park 캠퍼스 기준으로 이야기하겠다.

캠퍼스는 시티에서 약 2시간 거리에 있다. 학교 남쪽 차로 10분 거리에 Poughkeepsie라는 작은 타운이 있는데 기차로 시티로 가는 ONLY PATH기 때문에 자주 들르게 될 것이다. 캠퍼스 북쪽 걸어서 10분 거리에는 꽤 큰 마트가 있는데 역시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캠퍼스 라이프에 중요한 장소중 하나다.

[학교 입학]

학교는 뉴욕 맨해튼에서 기차로 약 2시간,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보통 외국에서 오는 유학생들은 JFK공항이나 LaGuardia공항에서 내릴 텐데 미국이 처음이라면 한인 택시를 추천한다. 미국에 익숙하다면 우버나 택시를 타고 그랜드 센트럴 역까지 간 후 기차를 타면 된다.
학교에 도착하면 기사님께 Hudson Hall 앞에 내려달라고 하면 되고 기사님이 잘 몰라하면 내린 후 아무한테나 물어보면 된다.

학교에 입학하면 보통 배정받은 기숙사는, ‘Hudson Hall’ 이다. 아마 처음이라 많이 헷갈릴 텐데 기숙사로 들어가면 기숙사 장? 사감? 이 신입생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 사람과 대화 후 본인의 이름표와 방 키를 받으면 된다. 2인실이라면 지금이 '제발 좋은 룸메 부탁합니다'라고 기도할 타이밍이다.

학교의 모든 기숙사는 매우 낡았기 때문에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낡은 침대, 낡은 책상, 낡은 에어컨/히터, 공용 세탁기/건조기 등등. 그래서 어떤 학생들은 사비를 들여 필요한 기기나 가구를 들이기도 한다.

거창한 입학식은 따로 없고 신입생들을 위한 학교 투어와 설명 등을 마치면 ‘이제 당신은 튜토리얼을 졸업하셨습니다’.

 

[학교생활]

수업 / 커리큘럼

수업은 크게 academic과 실습으로 나뉜다.

아카데믹은 앉아서 요리의 역사, 재료에 대한 이해, 영어, 원가계산법 등을 공부하고, 실습은 말 그대로 실제로 요리하는 수업이다. (정육, 생선 손질, 대량 조리, 나라별 음식, 레스토랑 실습 등등).

실습 같은 경우 먼저 교수의 demo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하거나 레시피에 맞춰 요리를 만들게 되는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그렇게 만든 음식들은 학생들의 학식으로 이용된다. 3번째 학기 부터는 교내에 있는 나름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American bounty, the bocus 등) 교수님을 필두로 오직 학생들끼리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과목도 있을 정도로 경험에 중점을 둔 커리큘럼이 참으로 인상 깊다.

실습 수업



Culinary Art 의 준학사 커리큘럼은 아래와 같다.

CIA요리학교 요리 준학사 1학년 1학기 - 4개월
Culinary Math - 조리 수학
Externship Prep Seminar 1 - 익스턴쉽 (=인턴쉽) 준비 세미나 1
Externship Prep Seminar 2 - 익스턴쉽 (인턴쉽) 준비 세미나 2
Food Safety - 식품안전
Professonalism and Life Skills - 전문성과 생활 기술
Introduction to Gastronomy - 미식학개론
Nutrition - 영양학
Product Knowledge - 제품, 재료 지식
Culinart Fundamentals - 요리 기초
CIA 요리학교 요리 준학사 1학년 2학기 - 4 개월
Introduction to Mangement - 경영학 개론
Meat Identification, Fabrication, and Utilization - 육류 지식과 해체법
Seafood Identification and Fabrication - 해산물 지식과 해체법
Modern Banquet Cookery - 모던 연회 요리
Introduction to A la Carte Cooking - 단품, 일품 요리 개론
High-Volume Production Cookery - 대량 조리
Culinary Pratical Examination 1 - 요리 실습 시험 1
Extership Prep Seminar 3 - 익스턴쉽 (인턴쉽) 준비 세미나 3
College Writing - 대학 작문
CIA요리학교 요리 준학사 익스턴쉽 (인턴쉽) 학기 - 5개월
Externship - 5개월동안 학교 밖에서 익스턴쉽 (인턴쉽)

 

CIA 요리학교 요리 준학사 2학년 1학기 - 4 개월
Baking and Pastry Skill Development - 제과 제빵 기초
Garde Manger - 전채요리 (콜드요리)
Cuisines and Cultures of the Americas - 미대륙 (중미, 중남미) 요리와 문화
Controlling Costs and Purchasing Food - 원가 관리, 식품 구매, 발주
Cuisines and Cultures of the Mediterranean - 지중해 요리와 문화
Cuisines and Cultures of the Asia - 아시아 요리와 문화
Menu Development - 메뉴 개발
Introduction to Catering : Hospitality and Service Management - 케이터링 소개 : 서비스업, 메니징
CIA 요리학교 요리 준학사 2학년 2학기 - 4 개월
Wine Studies - 와인
Culinary Practical Examination 2 - 조리 실습 시험 2
Contemporary Restaurant Cooking - 현대 레스토랑 요리 실습
Contemporary Hospitality and Service Management - 현대 레스토랑 서비스 실습
Formal Restaurant Cooking - 고급(정통) 레스토랑 요리 실습
Formal Hospitality and Service Management - 고급(정통) 레스토랑 서비스 실습
Costing Examination - 원가 관리 시험

 

클럽

학교에는 다양한 클럽들이 존재한다. 무조건 클럽에 들어가는 걸 추천하고, 그중에서도 아무개 클럽보다는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거나 도움이 될만한 클럽에 들어가는 걸 추천한다.

한인 클럽 (한인 학생회) 도 존재하는데, 분명 유학까지 왔는데 한국인이랑 말 섞기 싫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일반 학교가 아닌 요리학교다. 인맥은 졸업 후 이 쪽 field 에서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인이라면 한국인 클럽에 들어가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클럽에서 주최한 교내 이벤트

한국 클럽인 한인학생회 (KACIA)는 학교에서 꽤나 영향력이 있는 편이다. 학교 내에서 활동도 많이 하고 다른 학교와 연계하는 대외 활동도 활발하며 생활하면서 필요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족보?) 졸업하고 나서도 동문 모임도 있을 정도로 인맥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가서 요식업계에 종사할 생각이라면 더욱)

학식

역시 요리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위에 온통 빵과 음식 천지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학식은 학생들의 요리 실습에서 만들어진 음식들을 학생들이 학생증으로 결제해서 먹는 시스템이다. 학생증에는 입학하면서 본인이 선택한 밀 플랜 (Meal plan)에 따라 포인트가 적립되는데, 밥을 탈 때 카드를 찍으면 포인트가 차감된다. 밀플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기에 있다.

학생증은 포인트 이외에 따로 돈을 넣어서, 학교전용 데빗카드처럼도 사용이 가능한데, 학식 외에도 카페테리아나 교내 레스토랑도 이용 가능하다.

익스턴쉽 (인턴쉽)

모든 학생들은 2학기를 마치면 의무적으로 학교 밖으로 엑스턴십을 나가게 된다. 이때 학교 과목에서 만든 이력서를 갖고 본인이 스스로 Job을 찾게 되는데 세계적인 요리의 무대인 ‘뉴욕’은 학생들에게는 세게 최고의 레스토랑을 경험해볼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절호의 기회다. (물론 엑스턴쉽을 위해서 해외나 미국의 다른 주로 이동도 가능하다)

일상

모든 학생들은 수업을 들으러 갈 땐 무조건 교복을 입어야 한다. (교복=조리복 / 서빙복이다)
아침 일찍 서빙복 입는 건 정말 죽을 맛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재미있는 추억이다. 수업 이외에는 자유시간인데, 클럽 활동을 해도 되고, 교내 gym에서 운동을 해도 된다. 물론 친한 친구 방에서 놀아도 되고, 학교 밖으로 나가 놀아도 된다. 주말엔 가끔 뉴욕시티를 가보는 것도 좋다.

차가 있으면 상당히 편하겠지만, 차가 없다면 랜트카나 기차를 타면 된다.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택시는 중동 아저씨들이 불법으로 운영하는 택시다. 물론 현금만 받고, 흥정이 가능하다. 요즘 시세는 모르겠지만, 라떼는 기차역까지 가는데 인당$6불까지 흥정해봤다. 많이 타면 흥정 더 빡세게 가능하다.

뉴욕에서 몸으로 체험하는 경험

 

[조언]

먼저 가본 사람으로서 주는 (개무시 해도 되는) 조언

 

1. 다들 한 따까리 하는 가정의 자녀들이다, 누구와도 친해지길 노력해라.

교수, 학생 가리지 말고 친해져라. 졸업하면 분명히 도움이 된다. 전교에서 유명하던 찌질한 미친 백인 남자 놈이 세계적이 셰프가 된 경우 - Grant Achatz / 그냥 평범하게 생긴 평범한 한 학생이 졸업 후 레스토랑에서 일하다가 창업해서 나스닥에 상장시킴 - Steve Ells (치폴레 창업자)

 

2. 공부 GPA에 목메지 말자.

졸업 후 각자 가는 방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업이나 teaching으로 가는 것이 아닌 이상 성적은 평타만 쳐도 아무 문제가 없다. 이쪽 industry는 성적보단, 학교 이름보다는 당신이 어디서 일했느냐, 경력이 가장 중요하다.
보통은 경력만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학교 타이틀은 플러스 알파인 수준.


3.  그럼 이돈 들여서 이 학교를 왜 가냐?  답은 '경험' 그리고 '인맥'


졸업하면 field로 바로 나가게 될 텐데, 뉴욕 그리고 미국이라는 무대는 인생에서 엄청난 역대급 기회다. 개인적으로 1억이 넘는 학비의 8할은 이것에 대한 값이라는 생각이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세계적인 레스토랑들이 학교와 2시간 거리에 몇백 게나 있고 눈만 돌리면 세계 최고의 요리와 셰프들이 깔려있다. 학교는 거들뿐 진짜는 바로 이 값진 경험이다.

인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속물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사업을 하거나 직장을 잡을 때에 CIA동문이라는 타이틀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처럼 보일 것이다. 꼭 한국으로 가지 않더라도 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세계 곳곳으로 (자기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동문을 만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4. 그래도 1억이 누구 애 이름이냐


1억이 넘는 학비, 솔직히 미치긴 했다. 금수저가 아닌 이상 마냥 쉬운 액수는 아니다. 사실 1억은 학교 관련 비용일 뿐이지, 만약 경험을 위해 종종 맨해튼으로 가거나 한다면 깨지는 돈은 그 이상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사람에 따라 학비의 돈값을 받을 수도 있고 똥값으로 받을 수도 있다. 학교 생활은 정말 본인의 의지로, 본인의 선택 속에서 이루어지는 삶 그 자체다. 얼마나 열심히 학교생활 (공부말고 이벤트참여, 교내/외 대회 수상, 클럽 활동 등등)을 했느냐, 익스턴십에서 얼마나 많은걸 '보고, 체험하고, 느꼈나', 익스턴십에서 얼마나 많은 셰프, 수셰프, 동료들과 연락처를 주고받았나, 어디서 얼마나 스타지를 해봤나 등등.

1억이란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한 학교 생활을 한 사람이 있는 반면에 성적 관리하느라, 학교 교수랑 친해지느라 친구도 잘 안 만들고,
소수의 친구들끼리 몰려다니고, 돈 많다고 일진 짓하고, 쉬운 익스턴십 선택 등등. 1억을 똥값으로 만드는 사람들도 정말 많다.

1억이라는 학비의 가치는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5. 졸업 후


분명 이쪽 길이 맞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막상 학교를 다니고 직접 체험을 해보니 적성이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땐 낙심하지 말고, 꼭 레스토랑, 호텔이 아니더라도 루트는 많이 있다. 학사 공부 더하기, 다른 학교로 편입, 식품회사/ 대기업 취직, 사업,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등. 찾아보면 갈 수 있는 길이 정말 무궁무진하다.

 

6. 무리해서라도 CIA에 가야 하는가


그건 절대 아니라고 본다. 톡 까놓고 돈이 문제다.

학교 자체는 명성만 '요리계의 하버드'지 실상은 돈만 내면 세계 누구나 입학할 수 있는 학교다. 물론 위에 이야기했듯이 입학비의 가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재정적으로 힘들다면, 한국이나 외국에 다른 좋은 요리 학교들이 널려있으니 그곳으로 가길 추천한다. 그 이유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 자체는 사실 여타 학교들과 다르지 않다. 아카데믹, 실습, 엑스턴십(똑같다). 단지 미국이라는 특수성( 미국이 우월하다는 말이 아니다); 확실히 시야가 넓어지긴 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CIA요리학교를 다니면서 얻었던 '부가적인' 경험들이 1억의 가치를 충분히 하였다.

그러나 당신이 혹은 당신의 자녀가 학교 타이틀을 위해 입학을 고민하는 중이라면, 나는 두말없이 반대한다, 뭐 돈이 많다면 상관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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