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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록/일본 기록

오사카 맛집, 이치미젠 '마법텐동' 튀김덮밥

by jlee군 2022.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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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여행 중 난바역 근처에 있는 맛집, 이치미젠에서 먹은 '마법텐동' 튀김덮밥 이야기.

 

이치미젠 맛집 내부 사진
이치미젠 내부

 


 

오사카에 오는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텐동집이 있다
미디어에 의해 유명세를 타게 된 튀김덮밥 전문점
''이치미젠"
자고로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맛집은 진짜 맛집이 아니다'라는 공식은 어린아이도 아는 사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알면서도 당하는 것 또한 여행의 묘미다.

가게 앞에 도착하자 긴 줄이 나를 반기었다.
아마도 미디어의 함정에 걸려든 사람 혹은 나처럼 알면서도 당하는 걸 즐기는 여행변태 중 하나 일게다.

한 20분가량 기다렸을까,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고 작은 통나무 의자가 있는 자리로 안내받았다.
가게 내부는 매우 협소했고 허름했다.

벽 한켠에는 유명인들의 사인들과 미디어에 출연했던 지난날의 영광의 흔적들이 덕지덕지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중에는 가게의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정준하가 함께 찍은 식신로드 기념사진도 보였다.

 

이치미젠 맛집 요리사 사진
주인장의 튀기는 모습

 


멀리서 주인장의 튀기는 모습이 보인다.
일본 여행 전 봤던 '오사카 맛집 다큐멘터리'에 나온 장인들과는 다르게 프리한 스타일의 청바지 차림으로 주문들을 쉴 새 없이 쳐내고 있었다.
매일 엄청난 주문량을 감당하기엔 나이가 꽤 있어 보이셨지만 그 세월만큼 맛있으리라 라는 믿음이 들었다.

다만 튀김기 주위로 보이는 찌든 기름때는 조금 의외였다. 아무리 오랜 세월을 함께 했을 주방이지만 너무 적나라하게 보이는 찌든 기름때에서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

하지만 트루 여행변태라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나의 건강을 내주고 맛을 취한다. 육참골단 골참육단.
이내 마음을 다잡았고, 곧 내가 주문한 음식이 도착했다.



"이치미젠의 마법텐동"

 

오사카 이치미젠 튀김덮밥 사진
이치미젠 텐동


마법텐동이라..
새우 2, 야채 3, 어묵, 찰떡, 소고기, 붕장어 1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놀라운 양의 튀김덮밥이다.
마법처럼 먹어도 먹어도 양이 줄지 않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자- 그럼 한번 먹어보자.

 

이치미젠 마법텐동 사진
이치미젠 마법텐동



슈웁 슈웁-
츄 하압 하압-
에에? 튀김에서..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일본의 덴뿌라는 바삭하지 않고 오히려 폭신하고 부드럽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북미에 살고 있는 나에게 튀김이란 자고로,
"바삭, 파삭, 파사삭"이다.
흠, 이 누크누크함..익숙하지 않군, 익숙하지 않아-

솔직히 말하자면 첫 몇 입은 폭신한 튀김옷으로 인한 생소함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금세 일본 텐동의 진미를 알아차리게 되었다.
재료의 맛, 재료의 맛이다.
튀김'옷'은 그야말로 '옷' 일뿐 혼모노는 이 옷 속에 있는 재료의 속살이었다. 오히려 튀김이 바삭했다면, 그 바삭한 식감과 현란한 소리에 묻혀버려서 속살의 진정한 맛을 알지 못하였을 것이다.

오동통한 새우 한입, 밥 한입
쫀쫀한 어묵 한입, 밥 한입
쫄깃한 찰떡 한입, 밥 한입
미소숩 스읍-
다시 새우 한입, 밥 한입
조금 느끼할 때 야채 한입
그리고 피날레로 장어 튀김 크게 한-입

이름처럼 먹어도 먹어도 쉬이 줄지 않는 양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한국의 김치, '김치'가 먹고 싶다

'과유불급'

물론 맛있다, 튀김이 어떻게 맛이 없으랴
하지만 북미에 살아서 기름에 단련된 나이지만
이 텐동의 기름짐은, 절대 밥을 남기지 않는 나로서도
한국의 김치가 없는 이런 상황 속에 결국 끝을 내기에는 조금 버거웠다.

 


 


'마법텐동'의 이름처럼 엄청난 양의 튀김덮밥.준수한 수준의 갖은 튀김이 들어간 이치미젠의 텐동.
솔직하게 말하자면 현지의 기준으로는 잘 모르겠으나,
여행객 한정으론 아마도 최고의 든든한 한 끼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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